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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5 일기

마늘냄새폴폴 2025. 3. 5. 22:46

최근에 공부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고 있다. 또 하고싶은 공부가 생기니까 이렇게 저렇게 하게되는게 신기하다. 공부는 3개월정도 쉬었는데 그동안 게임도 열심히 하고 공부생각 안하고 열심히 놀았던 것 같다. 오늘은 근황과 함께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써보려고한다. 

 

최근 연봉협상을 진행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불황인 현재 상황을 보면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13퍼센트 연봉이 올랐는데 400만원이 올랐다. 기쁘면서도 조금 아쉽긴 하다. 내가 했던 성과들을 쭉 얘기하는데 대표가 그런건 아무나 다 할 수 있는거라면서 가스라이팅을 했다. 속으로 ㅅㅂ 그걸 아무나 할 수 있는거였으면 왜 지금까지 안했냐 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싸우자는 얘기로 들릴까봐 참았다. 

 

잘했다고 한마디하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지 꼭 사족을 달아서 기분을 잡치게 만든다. 그래서 고민인게 1년을 더 다니면서 경력을 쌓을지 중간에 이직을 본격적으로 준비할지 고민이다. 내가 해낸 성과가 사실 시장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다. 프로토타입에서 상용화 한건 알겠어. 근데 그 뒤에 니가 뭘했는데? 무슨 성과가 있었는데? 성능 개선 한거 잘 알았어 그래서 몇명까지 수용해봤는데? 이런질문은 나의 약점이자 역린이다. 딱히 대답할 수 있는게 없다. 그렇다고 안한걸 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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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RTC로 이거저거 만들어보고 있는데 나름 재미를 찾은 것 같다. 줌 화상회의를 만든다고 생각하니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하는지도 궁금하고 하나하나 해결할때마다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쾌감도 느끼고 좋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이걸 실전에서 적용해보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나중에 이직 면접 볼 때 꼬리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 열심히 공부를 해놓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시그널링 서버 확장에 초점을 두고 거의 다 마무리된 것 같다. 잘 마무리해서 실제 회사 코드에 적용도 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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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요즘 코딩을 참 잘하는 것 같다. 나보다 훨씬 잘하는거같은데 방향만 조금 잘 잡아주면 웬만한 개발자보다 잘하는 것 같다. 특히 요즘 커서를 쓰면서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있다. 사실 이전 Composer를 썼을 땐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아서 Chat만 쓰고 있었는데 이번 Agent모드가 나오면서 괴물이 자라고 있다는 기분이 들고 있다. 

 

필요한 파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읽어보고 코드 고치고 자기가 고치고 나서 실제로 실행도 시키면서 컴파일, 런타임 에러도 지가 알아서 잡고 의존성도 잘 잡는 것 같고 어떤 사고의 흐름을 가지고 가는지도 잘 알려줘서 AI의 의도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그걸로 다시 방향 잡기도 편하다. 

 

조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너무 많은 부분을 고쳐서 어느 부분이 고쳐진 코드고 어느 부분이 내가 만든 코드인지 몰라서 오히려 내가 맥락을 놓친다는 점이다. 지금은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AI를 깊이있게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프로덕트 코드에서는 너무 남용하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프로젝트를 넘나드는 맥락은 이해 못한다는 것, 코드를 읽어봤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읽는건지 의문인 코딩 실력,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걸 혼자 산으로 가면서 번잡스럽게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 등등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아직까진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보고 Accept해야하고 디버깅도 개발자가 직접 해야하기 때문에 아직은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가려면 한참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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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미래가 어떨지 걱정이된다. 앞서 서술했지만 프로토타입에서 상용화 시킨게 뭐가 대수라고 직접 트러블 슈팅하고 개선하고 포인트 트래픽도 경험 못했는데 내 경쟁력이란 뭘까 생각이 든다. 

 

포트폴리오에 아무것도 쓸게 없는 것 보단 낫지만 확실한 나만의 필살기가 없는 느낌이다. 이 느낌이 나를 더 공허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든다. 처음 서버를 개선했을 땐 기분이 좋았지만 돌아보니 그게 그렇게까지 킥인가? 하면 대답은 "NO"다. 1년차가 해봤자 뭘 한다고.. 하는 마음과 그래도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라는 마음이 충돌해서 마음을 추스리기 힘들어진다. 

 

100세 할아버지가 나온 유튜브 쇼츠를 봤는데 그 할아버지가 말하길 "어제는 과거이고 내일은 알 수 없고, 오늘은 축복이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봤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문장이다. 그럼 나도 나만의 인생철학을 말하며 일기를 마무리 짓는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성장해있기를,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성장해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