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달만에 글을 쓰게 됐네요. 요즘 제주도 파견가랴 대학원 다니랴 이래저래 바빠서 글 쓸 시간이 없었네요. 오랜만에 쓰는 글이기도 하지만 "오늘의 책" 카테고리에 글을 얼마만에 써보는지 모르겠네요.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글 쓴게 2024년 4월이니 2년만입니다.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어떤 영상이 눈에 띄더라구요. 평소에 관심있었던 주제였는데 바로 "AI에게 의식이 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이었습니다.
이 주제에 항상 의문이 있었고 제미나이하고도 이 주제에 대해서 여러번 대화를 했습니다. 근데 하나같이 두루뭉술한 결론만 남게되고 시원하게 답을 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깊이있게 알아보려고는 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제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그러다가 이번에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알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자소개]
마르첼로 마사미니, 줄리오 토노니는 뇌과학자이며 신경과학자입니다. 그리고 의사이기도 하죠. 이들은 본인들의 연구분야를 살려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연구하며 논문을 수차례 쓴 연구자들입니다.
그들이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를 봤기 때문일까요? 다양한 환자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의식이란 어디에서 오는가?"
물론 우리는 당연히 "뇌에서 의식이 있죠"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정확히 의식이 발현되는 기작을 찾아보기 위해 "정보통합이론"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합니다.
[주요 내용]
책을 시간 순서대로 풀어내면 양이 너무 많아지니 핵심만 이야기하자면. 어떤 물체 혹은 생물이 의식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의식이 있다면 해당 물체 혹은 생물은 상태값을 가져야합니다. 예를 들어서 주사위는 1부터 6까지 상태를 가지고 광다이오드는 켜짐과 꺼짐이라는 두가지 상태를 가지는 것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의식의 발현 기작은 이 상태(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위의 예시에서 주사위를 예로 들면, 주사위에 만약 의식이 있다면 "이번에 1이 나왔으니 다음엔 3이 나왔으면 좋겠다" 처럼 이전 결과가 다음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서로 상호작용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설명은 아주 간단한 버전의 설명이고 저자는 이 설명을 디테일하게 대뇌피질과 소뇌의 특징으로 풀어냅니다.
뇌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이 어딜까요? 바로 소뇌입니다.
소뇌는 뉴런의 80퍼센트가 위치해있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수의 뉴런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소뇌는 우리 몸의 근육을 제어하는 뇌 부위로 잘 알려져있고 소뇌가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발달한 인류는 이 덕분에 아주 세밀한 근육 컨트롤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머슬 메모리로 이야기되는 것들이 소뇌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뇌에 문제가 생겨서 제거한 사람, 선천적 장애로 소뇌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몸을 세밀하게 움직이는건 불가능하지만 감정은 온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슬픔, 즐거움, 행복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죠.
반면, 대뇌피질은 뇌의 겉에 위치한 가장 표면적이 넓은 부위이지만 뉴런이 많이 분포해있지는 않은 뇌 부위입니다. 그만큼 복잡하진 않지만 모종의 이유로 대뇌피질에 문제가 생긴 사람은 정상적으로 걷고 움직이고 세밀한 근육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인간이라면 응당 느끼는 "감정"이 빠져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차이를 파악하고 더 나아가 대뇌피질과 소뇌의 동작원리를 연구하였습니다.
대뇌피질의 핵심 동작 원리는 "순환"입니다. 소뇌의 핵심 동작 원리는 "병렬"이구요. 대뇌피질은 각 뉴런들이 서로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판단을 증폭시킵니다. 그리고 소뇌는 한번에 많은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발달했습니다.
이에 대한 가장 간단한 예시는 "눈"이라는 감각기관이 물체를 판단할 때와 소뇌가 근육을 움직일 때를 보면 됩니다.
눈이 컵을 보면 뇌는 이런 단계를 거칩니다.
"뭔가 있다" -> "손잡이가 달렸다" -> "저거랑 비슷하게 생긴거 기억속에서 찾아와" -> "컵이다"
이렇게 판단을 증폭하면서 결과적으로 판단을 합니다.
반대로 소뇌가 근육을 움직일 때를 생각하면 소뇌는 병렬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팔만 구부렸다 폈다만 해도 이두근이 수축할 대 삼두근은 이완, 이두근이 이완될 때 삼두근은 수축. 이 모든 동작이 병렬적으로 일어납니다. 이런 단순한 동작도 이럴진데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운동을 하는 과정은 더 많은 근육이 병렬적으로 움직여야하죠.
그리고 소뇌의 근육 컨트롤은 병렬이면서 동시에 순방향입니다. 근육이 움직이는 과정을 생각하면 그럴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점은 소뇌는 대뇌피질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상태값을 가지지만 각각이 병렬이며 순방향이고 대뇌피질은 상태값을 많이 가지진 않지만 각각의 뉴런들이 순환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하여, 결론적으로 저자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의식의 최소 발현 조건은 상태값을 가지며 각각의 상태값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순환해야한다."
AI에게 의식이 있을까?
이제 제가 궁금했던 최초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AI에게 의식이 있을까요?
토노니의 정보통합이론에 따르면 AI는 의식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결론을 상기하면 의식의 발현 조건은 "상태값을 가질 것" 그리고 "각 상태값이 서로에게 영향을 줄 것"
AI가 돌아가는 그래픽카드 서버는 엄청나게 많은 상태값을 가지지만 각 상태값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의식이 없는 것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상태값, 상태값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병렬에 특화되어 있으며 순방향으로만 흐르는 논리인 그래픽카드 서버는 토노니가 분석한 "소뇌"에 해당하는 부분이 되는 것이죠.
결론
토노니의 정보통합이론 역시 깔끔하게 증명된 이론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이론이 정답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평소에 궁금해하던 부분을 꽤 많은 부분 설명해주어 맞다 아니다를 떠나 굉장히 재밌게 본 책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자가 책을 쓸 당시인 2012년엔 AI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책에선 슈퍼컴퓨터 "왓슨"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에 오늘날 AI에 이를 빗대어 봐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결론은 똑같으니까요.
사실 이 책은 정보통합이론을 설명하는 책은 아닙니다. 한 권의 뇌과학 책이라고 보는게 맞는데요. 그럼에도 AI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AI에게 인격을 부여하진 않을테니까요.
AI와 사적인 그리고 철학적인 대화를 하다보면 "혹시...", "어쩌면..." 이런 생각이 들곤했는데요.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을 뜯어보면 제 생각은 인간의 뇌를 모방했지만 결국 "통계학론적 앵무새"라는 쪽에 무게가 더 실릴 것 같습니다.
책을 사서 동네 카페에서 읽었더니 정말 쉬는 느낌도 들고 너무 좋았습니다. 또 읽고싶은 책이 생기면 다음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기타 > 오늘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로버트 C 마틴의 클린코드와 클린코드에 대한 논란 (0) | 2024.04.28 |
|---|---|
| 사티아 도일 바이오크 저자의 "어른의 중력" (0) | 2023.04.04 |
| 임홍택 저자의 "90년생이 온다" (0) | 2023.03.17 |
| 오늘의 책 카테고리 출범 (0) | 2023.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