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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고, 개발 공부 2년만에 뒤를 돌아보다.

마늘냄새폴폴 2023. 7. 11. 19:04

회고를 일기에 쓰려고 하려다 회고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고 적는 일기이다 보니 큰 일기(?) 느낌으로 회고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첫 회고는 앞만보고 미친듯이 달린 개발 공부 2주년을 기념하여 처음으로 뒤를 돌아봤습니다. 

 

회고를 작성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제가 문서화를 잘해놔서 연도와 날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연도 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큼지막하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6월 20일 개발 공부를 시작하다. 

처음으로 개발공부라는걸 해봤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 했던 프로젝트가 자바 기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자바를 중점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굳이 자바였던 이유는 자바가 취직이 잘된다고 하길래...

 

첫 공부는 jsp 였는데 그 때 당시 남겨놨던 문서를 보면 아주 귀엽습니다. 처음 공부했을 땐 재밌지도 어렵지도 않았던 것 같네요. 

 

2021년 7월 26일 천일 기념 홈페이지를 만들다.

여자친구와 천일이 된 것을 기념하여 jsp로 포토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개발 인생 첫 배포였는데 막히는게 정말 많아서 고생을 많이했던 기억이 있네요. 

 

2021년 9월 10일 선물이 잘 전달되었고 여자친구가 정말 기뻐하던게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여러분도 개발 좋아하신다면 둘만의 포토 페이지 만드는게 어떨까요? 

 

2021년 8월 9일 스프링 강의를 듣다. 

이 날 영한님을 처음 봤습니다. 영한님의 화려한 강의 솜씨에 넋을 놓고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맨 처음엔 백기선님 강의를 들었었는데 저랑은 잘 안맞더군요. 

 

지금은 완전히 영한님 팬이 됐습니다. 때문에 영한님이 오래 몸담고 계셨던 배달의 민족에 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가 되었지요. 강의를 듣고 정말 많은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영한님께 이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싶습니다. 

 

2021년 9월 29일 슬럼프에 빠지다. 

이 때 당시 제 공부 방법은 강의 하나 듣고 토이 프로젝트, 강의 하나 듣고 토이 프로젝트를 반복했습니다. 토이 프로젝트라고 대단한건 아니고 CRUD만으로 간단한 프로젝트 만들어보는 것이었죠. 

 

하지만 토이프로젝트를 계속 만들다보니 현타가 왔는데 '나는 CRUD말고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네...' 와 같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공부를 3개월밖에 안했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었지만 당시에는 이것 때문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새벽에 공부하다 말고 가족들 몰래 나가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할지 고민했던 아련한 기억이 있습니다. 

 

2021년 11월 19일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주다. 

아버지가 은퇴하시고 심심하셨는지 사업을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희 아버지 특성상 위험한건 절대 안하시기 때문에 안전한 사업을 하시더군요. 

 

사업을 하시는데 홈페이지가 필요하다고 저한테 조용히 오셨습니다. 저는 도전해보겠다고 하고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지요. 

 

그 때 아버지가 원했던 기능은 파일 업로드, 파일 다운로드, 이미지 업로드였습니다. 이 때 당시엔 개발 공부한지 얼마 안돼서 겁먹었는데 사람은 몰아붙이면 초인적인 힘을 낸다고 했던가요 결과적으로 훌륭한 사이트가 탄생했습니다. 

 

아버지가 수고비를 주겠다고 하셔서 보통 사이트 하나 만들면 얼마나하나 검색해보니 깡통이 150만원에 기능 몇개 들어가면 200만원을 부르더군요... 아버지한테 그런 돈은 받을 수 없었어서 호스팅비 + 도메인비 + 인증서 합쳐서 7만원에 수고비 10만원만 달라고 했더니 너무 적은거 아니냐며 30만원을 주셨습니다. 이 돈으로 여자친구와 맛있는거 사먹었습니다. 

 

2022년 3월 2일 온라인 쇼핑몰 ver.1 개발을 시작하다. 

지금 제 이력서의 밥줄인 온라인 쇼핑몰 ver.1을 3월 2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취지는 캡스톤 주제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 토이 프로젝트만 만들다가 큰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하니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기능도 있었고 (결제라던가, 장바구니 같은..) 이미 도전해본 기능도 있었고 개발하면서 정말 재밌었습니다. 

 

2022년 6월 21일 온라인 쇼핑몰 ver.1의 개발이 종료되다. 

저희 학교는 캡스톤을 교수님마다 나눠서 학생들을 지도하시는데 당시 인원이 12명? 13명? 정도 있었는데 그 중 10퍼센트(1명)가 A+ 였고 당당히 1등을 차지했습니다! (와아아아) 

 

꽤 큰 프로젝트였고 혼자서 큰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이 딱 개발 공부한지 1년이 되던 날이었네요. 

 

이 때를 회상해보면 국비학원에서 1년도 안되는 시간에 학생들을 네카라쿠배에 취직시킨다는 말은 정말 말도안되는 헛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때 당시 저는 스프링 조금 + 프로젝트 하나 이렇게 가지고 있었으니 정말 볼품없었죠. 이런데 1년만에 네카라쿠배를 간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말도안되는 얘기이죠. 

 

2022년 8월 21일 스프링 배치를 공부하다. 

처음 공부하게 된 계기는 휴면 회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구글링 해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배치의 매력에 빠져 인프런에서 강의도 사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까먹었지만요... 

 

이 때 공부한 스프링 배치로 스터디 자동 관리 사이트도 만들어서 다음 캡스톤도 A+를 받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2022년 11월 19일 면접 준비를 시작하다. 

이 때 당시 다음 연도에 취직을 결심했기 때문에 면접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면접 준비를 하려고 깃허브 면접준비 리포지토리에 들어갔는데 120개의 면접 질문에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하나도 없더군요...

 

정말 공부 허투로 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이런 사이트를 발견한게 어디냐며 하루에 하나씩 면접 질문과 꼬리 질문을 외우고 구글링하며 공부하고 했습니다. 

 

10개 정도 외우고 나서 드디어 제대로 된 공부하는 느낌이 나서 기쁜 마음에 일기를 쓰던 제가 생각나네요. 

 

2023년 2월 18일 영어 문서를 읽기 시작하다. 

개발 인생에서 다시 한번 점프업 하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영어 문서를 이 때 처음 읽은 건 아니었지만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 한글로 구글링하는 것보다 영어로 구글링 하는게 더 알차게 느꼈던 시기입니다. 

 

트랜잭션에 대해서 영어로 구글링 해보니 한글로 구글링 했을 때 나오지 않았던 변태같은 심연의 것들이 쏟아져 나와서 엄청나게 희열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글로 구글링은 죄다 티스토리에 내용도 전부 똑같아서 ACID, 커밋, 롤백 이것들로만 2페이지가 채워져있더라구요. 영어로 구글링하니 로컬 트랜잭션이니 글로벌 트랜잭션이니 XA 아키텍처니 이런 내용들이 나와서 더이상 한글로 구글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영어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던 저였지만 필요에 의해 재미에 의해 공부하니 영어 실력이 정말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지금도 챗 지피티와 영어로 대화하고 있는 제 모습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ㅎㅎ. 

 

2023년 3월 21일 챗 지피티를 구매하다. 

처음엔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챗 지피티를 구매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개발하다 막힌 부분을 챗지피티한테 물어보니 기가막히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그 때부터 챗 지피티를 개발 공부하는데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론적인 부분을 챗 지피티로 공부하기도 하고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보기도 하고 정말 대단한 파트너임에 틀림없습니다. 

 

여자친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영을 하는 부서이다 보니 챗지피티를 추천해줘서 같이 잘 쓰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5일 면접 준비가 완료되다. 

거의 6개월에 걸친 면접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당시 100개가량의 면접 질문과 꼬리 질문에 대한 모든 답을 외워버려서 아는게 정말 많아지고 "드디어 준비가 완료되었다"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아는게 많아져서 어디 가서 전혀 꿀리지 않는 신입 개발자가 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2023년 5월 14일 온라인 쇼핑몰 ver.2 개발을 시작하다. 

유튜브에서 어떤 개발자분께서 어떤 프로젝트를 해야할까요에 대한 답으로 "큰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보시고 버전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고도화 해보세요." 라는 답을 하셔서 나도 버전 업을 해볼까?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우선 내 프로젝트의 문제를 파악하는게 첫번째 목표였고 꽤나 문제가 많았던터라 큰 문제없이 개선할 부분을 체크하고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용자수가 1000만명이 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라는 컨셉을 정해서 왜 ver.2를 개발했는지에 대한 명분도 만들었죠. 물론 진짜 1000만명이면 지금 겪는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헬로월드 수준에서 간접적으로 느껴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2023년 6월 14일 온라인 쇼핑몰 ver.2 개발을 종료함과 동시에 ver.3를 개발하다. 

이 때는 꽤나 최근인데 당시를 회상해보면 정말 많은 기술을 경험해볼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Redis 부터 시작해서 Elasticsearch, 비동기 통신, 동시성 문제, 스프링 시큐리티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JWT와 결합 등등 정말 만족스러운 프로젝트였습니다. 

 

ver.2만 하더라도 든든한 밥줄이었는데 동시에 ver.3를 기획했습니다. 배포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자는 컨셉이었죠. 

 

다른 사람들의 말을 통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예방하는 것이 제 프로젝트의 목표였습니다. 

 

2023년 7월 9일 온라인 쇼핑몰 ver.3 개발을 종료하다. 

바로 엊그제! 온라인 쇼핑몰 ver.3를 종료했습니다. 배포 중에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복잡한 배포 과정을 자동화 해주는 Jenkins 파이프라인 구축하고, 블루 / 그린 배포 도중 Hard Shutdown에 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raceful Shutdown을 도입하고, JVM이 가지는 문제 중 하나인 배포 직후 발생할 수 있는 Latency를 대처하기 위해 ClassLoader Warmup / JIT compiler Warmup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배포를 위해 AWS 생태계를 그대로 채택하여 Route 53, ACM, ELB, EC2, ECR, S3에 걸친 AWS 생태계를 신입 수준에서 맛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점점 버전 업을 하면 할수록 실무에 가까워 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이제 나도 어디가서 내세울만한 프로젝트가 하나 나왔구나 싶은 뿌듯함이 동시에 있었습니다. 

 

 

2023년 7월 11일 현재

개발 공부를 한지 2년이 된 저는 이제 당당히 취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 2년동안 공부하면서 강의 15개, 면접 질문 100개, 프로젝트 기획, 개발, 배포까지 완료하고 멋있는 프로젝트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맨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땐 막연하게 남들이 안하는 멋있는 프로젝트를 하고싶다 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 때 동경했던 프로젝트들은 공모전에서 상을 탄 프로젝트들이었습니다. "나도 저런 프로젝트 하고싶다" 라는 마음은 있었지만 괜히 민폐가 되지 않을까 혼자서 조용히 공부했네요. 

 

지금 만약 그런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고하면 미련없이 괜찮다고 할 것 같네요. 저도 멋진 프로젝트를 하나 가지고 있으니까요. 제가 6개월동안 갈고 닦아서 멋지게 빛나고 있는 내 자식같은 프로젝트인데 어딜 내놔도 부끄럽지않죠. 

 

2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위에 적은 것들도 줄이고 줄여서 액기스만 뽑은겁니다). 하나하나가 전부 소중한 경험이고 내 자산이 되어서 지금의 저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취직까지 약 9개월정도 남았습니다. 저는 사정상 취직을 4월에 할 예정이라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네요. 지금은 프론트엔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왜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GraphQL이 좋다고 노래를 부르는지 알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는데 아마 이 9개월동안 열심히 프론트엔드를 공부하고 제 프로젝트 ver.4를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 저는 제 자신이 너무 마음에 들고 좋습니다. 앞으로 더 멋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마 다음 회고는 졸업 기념 대학생활을 되돌아보는 회고를 적지 않을까 싶네요. 대학 생활 얘기도 적을게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으니 그때를 기약하며 이만 말 줄여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